펜을 문 미소 실험, 같은 과제의 재현에서 0.82점 차이는 0.03점이 됐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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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. 이 말의 근거로 대중 심리학 강연에서 인용되는 연구가 Strack, Martin, Stepper의 1988년 실험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이 실험의 결과를 같은 과제로 다시 확인한 재현 보고서 원문을 읽고, 숫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했습니다.

알려진 것

이 연구는 보통 이렇게 소개됩니다. 입에 펜을 물어 입꼬리가 올라간 표정을 지으면, 본인이 의식하지 못해도 만화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. 이른바 안면 피드백 효과입니다.

원 연구는 만화의 재미를 10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고, 조건 사이의 차이를 0.82점으로 보고했습니다.

실제로 확인한 것

이 실험은 원래 프로토콜에 맞춘 같은 과제로 사전등록 재현(Registered Replication Report)이 이루어졌습니다. 보고서는 결과를 이렇게 요약합니다.

“Overall, the results were inconsistent with the original result reported in SMS.”

전체적으로 결과가 원 연구(SMS)의 보고와 맞지 않았다는 뜻입니다.

보고서가 재현 결과를 무작위효과 메타분석으로 묶어 추정한 조건 간 차이는 0.03점이었습니다. 95% 신뢰구간은 −0.11에서 0.16까지였습니다.

둘의 차이

같은 10점 척도에서 원 연구는 0.82점, 재현 추정치는 0.03점입니다.

재현 추정치의 95% 신뢰구간은 −0.11에서 0.16으로 0을 포함합니다. 이 과제에서 조건 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.

원 연구가 보고한 0.82점은 이 신뢰구간의 위쪽 끝인 0.16보다도 큽니다.

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

이 재현이 보여 준 것은 이것입니다. 펜을 문 채 만화의 재미를 평가하는 같은 과제에서 원 연구가 보고한 차이는 재현되지 않았습니다.

이 결과를 표정이 감정에 주는 영향 전반에 대한 결론으로 넓힐 수는 없습니다. 근거가 다루는 범위는 이 과제 하나이고, 보고서를 둘러싼 후속 논의도 있습니다.

다만 앞으로 펜 실험이 억지 미소의 효과를 보여 주는 근거로 인용되는 것을 들으시면 한 가지를 함께 떠올리시면 됩니다. 같은 과제를 사전등록으로 재현한 보고서가 원 연구의 0.82점 대신 0.03점이라는 추정치를 냈다는 사실입니다.